체중감량을 위해 식단 조절과 운동은 필수이지만, 가장 빠른 효과를 보이는 건 단언컨대 식단 조절이 맞다. 그리고 식단 조절의 첫 단추는 바로 식사 기록이다. (이전 글 참고)
2022.08.08 - [건강은 과학이다/다이어트] - 다이어트 식단관리, 뭘 해도 실패하는 이유
그리고 식사를 기록하다 보면 각자가 먹는 음식들과 식사 패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어떤 부분에서 조절이 필요한지 좀 더 명확해진다.그리고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
얼마나 줄여야 하지..?
쓰는 양보다 덜 먹어야 한다는 대 전제는 알겠지만, 그래서 그 '쓰는 양'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체성분측정(인바디)를 재면 나오는 기초대사량보다 적게 먹으면 될까? (그게 과연 나의 진짜 기초대사량일까? 대사량에 관한 이야기는 추후 좀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섭취 칼로리와 소비 칼로리를 함께 체크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그리고 운동량 활동량에 따라 달라지는 대사량을 일일이 계산할 수는 없다. 물론 요즘은 웨어러블 측정기가 발달해서 스포츠 시계로 활동 칼로리까지 계산하지만, 측정기기가 없는 사람은 어떻게 나에게 '적절한 양'을 찾아갈 수 있을까?
포만감 체크하기
1~10을 기준으로, 1은 하루 이상 굶은 듯이 배 고픈 상태, 10은 숨쉬기 조차 힘들 정도로 심하게 배가 부른 상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포만감은 5-6정도가 적당하다.
식사기록을 몰아서 하지 않고 식사 전이나 직후에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정도의 양을 먹었을 때 나의 만족감과 포만감은 어떤지, 평소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감각에 집중해 보자. 체중이 증가된 기간이 길었을수록 이 포만감 신호에 무뎌지기 때문에 좀 더 예민하게 집중할 필요가 있다.
원래부터 우리 몸은 적절한 식사량이 들어오면 위에 음식이 차면서 느껴지는 물리적인 포만감, 혈당이 오르며 뇌에 보내는 화학적 포만감의 신호들로 '배부르다'라고 느끼고 식욕이 떨어지며 식사를 멈추게 된다. 그런데 이런 신호를 오랜 시간 무시하고 살다 보면, 이러한 신호에 '무뎌지게' 된다. 전문 용어로 말하자면 포만감 호르몬인 '렙틴'에 대한 저항성이 생겼다고 한다. 몸에 에너지원이 들어왔음에도 세포들로 전달이 안 되는 '인슐린 저항성'도 이에 해당한다.
어떤 사람들은 포만감 증대를 위해 수분 섭취량을 늘리거나 일부 칼로리는 높지만 포만감이 높은 곤약과 같은 음식을 섞어 먹으라고 한다. 혹은 그릇의 크기를 줄여 시각적 효과를 주는 것도 일시적으로 섭취량 대비 칼로리를 줄여 뇌를 속일 수 있지만, 너무 적은 칼로리 섭취는 뇌를 속이지 못한다.
아침저녁 체중 체크하기
포만감 체크가 각 식사의 양의 적절함을 체크하는 방법이라면, 아침저녁 체중 체크는 그날 하루의 칼로리 섭취량이 적절했는가를 확인하는 지표가 된다. 아침, 저녁 체중은 가급적 같은 옷차림으로 체크하는 것을 추천한다.
- 아침 체중 : 기상 직후 소변을 보고 난 뒤 재는 체중
- 저녁 체중 : 잠들기 직전에 재는 체중
일반적으로 아침에 잰 체중보다 당연히 저녁에 잰 체중이 더 높을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아침 체중보다 저녁 체중이 더 낮도록 해야 살이 빠질 것 같지만, 그러기 위해선 식사량을 정말 많이 줄여야 하는데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 차이만 보면 이렇게 살이 더 찔 것만 같지만, 자기 전 체중과 다음날 아침의 체중도 역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이 수치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일정하다. (밤과 아침 체중이 전혀 차이가 없다면 수면 중의 대사량이 낮은 것이 아닌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하루 동안 나의 섭취 칼로리가 적절했는가'는 오늘 아침에 잰 체중과 자기 전 잰 체중의 차이가 '자면서 빠지는 체중'과 비슷하게 떨어지는가를 보면 된다. 물론 여성의 경우 생리로 인한 부종 때문에 하루 사이 체중이 많이 오르는 경우도 있어, 컨디션에 따른 오차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때는 부종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해 충동적으로 섭취한 음식이 없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무엇을 먹느냐도 다양한 영양섭취의 관점에서 중요한 요소지만, 일단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양조절이다. 무턱대고 양을 줄이기보다는 위의 두 가지 기준을 참고하여 어떤 음식도 편견 없이 즐기는 다이어트를 했으면 좋겠다.
이와 같은 아침 저녁 체중 체크 방식에 대해 소개할 때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수치라는 것이 어디까지나 참고용이지만, 눈에 보이는 숫자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그래서 칼로리와 체중에 대한 강박이 생길 수 있고, 이미 강박이 있는 사람은 체중 체크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런 경우엔 체중 체크보단 각 식사의 포만감과 만족감을 체크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며, 자신의 몸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되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부분이 사실 가장 어렵고,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의 다이어트를 돕는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본인의 식사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며, 이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으로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좋은 조력자가 아니다. 체중 체크에 대한 심한 거부감이나 강박은 심리적인 요소가 크기 때문에 가급적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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