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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과학이다

커피 없이 못 사는 게 죄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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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좋은 걸까, 카페인이 좋은 걸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식후 커피 땡을 즐기고 있는 나처럼 대한민국에서는 출근 전/후 커피 한 잔, 식후 커피 한 잔이 엄연한 규칙, '국룰'이다. 한국은 커피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다. 지구촌 시대를 사는 지금 문명이 발달한 곳이라면 커피 안 즐기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오래 깨어 있는 것'이 미덕인 한국 사회는 커피 시장이 '폭풍 성장'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였다.

대한민국의 커피시장이 성장한 속도는 한국인들의 '피로도'와 비례하지 않을까? 커피의 향이 참 좋아서 그걸 좋아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피곤할 때 커피를 마시면 잠이 깨는 것 같은 각성 효과가 이 인기의 비결일 것이다. 사실 한국인이 좋아한 것은 커피가 아닌 '카페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에 가장 흔하지만 녹차, 홍차, 각종 에너지 음료에 들어 있는 '카페인'. 피트니스 시장이 커지면서 운동 전에 먹는 '프리워크아웃' 제품들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데, 이 '부스터' 제품들에도 카페인이 들어간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몸의 교감신경을 자극하는데, 쉽게 말해 눈이 반짝이고 피가 돌고 심장이 뛰는 그런 상태가 되는 거다. 그리고 몸의 에너지원을 태울 준비를 한다. 각종 다이어트 제품에 카페인이 종종 들어가는 이유다. 그리고 카페인은 뇌가 보내는 '피곤하다'는 신호를 차단한다. 즉, 피로가 쌓여도 이를 인지하지 못해 피로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두통, 치통, 생리통에 진통제를 먹으면 통증이 분명 있지만 이걸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모르는 사이에 쌓이는 피로

출근을 룰루랄라 할 수는 없더라도, 아침이 너무 힘들어 커피 없이 시작할 수 없고, 점심 식사 후 카페인 효과가 떨어질세라 또 커피 한 잔을 '때려 넣어야' 한다면? 누구나 다 그렇게 사는 것 같지만, 이런 루틴은 만성피로로 가는 지름길이다. 카페인은 철분과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데, 철분이 부족해지면 혈액 내 산소포화도, 즉 산소의 양 자체가 부족해진다. 산소가 있어야 에너지원을 태우고 힘을 내는데, 산소가 부족하면 먹은 에너지도 제대로 못 태우고, 뇌에서도 더 피곤하게 느낀다. 칼슘이 부족해지면 단순 골다공증만 걱정하면 될까? 칼슘과 마그네슘은 근육을 수축하고 이완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카페인으로 인해 철분 흡수가 방해되고, 그래서 더 피곤하게 느끼는데, 피곤하니까 커피를 더 마신다. 이렇게 과다하게 섭취한 카페인의 각성효과는 당장의 잠은 깨워줄지 몰라도, 오늘 밤에 자야 할 잠까지 깨워 버릴 수 있다. 그리고 제대로 못 자서 다음날 아침에 또 피곤하니 커피로 시작한다. 물론 인간이란 독한 종은 카페인으로 차단한 피로물질들보다 더 많은 피로물질이 쌓이도록 일(혹은 운동)을 해서 기절하듯 잠드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혹사한 몸이 과연 건강할까..?

'일일섭취권장량'이라고 '권장'한다는 양은 아니다. 사람마다 카페인에 대한 반응은 다를 수 있다.

캔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제품은 카페인의 양이 표시되어 있다. 가장 흔히 카페인을 섭취하는 카페 커피는 커피의 원두마다, 추출 방법마다 카페인 양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2샷이 들어가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의 카페인 함량은 150mg이다. 그리고 그 두배의 양인 벤티 사이즈는 300mg이다. 

그럼 모닝커피의 로망은..? 

아침을 시작하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루틴. 점심 저녁까지 카페인 섭취량이 과도하지만 않다면 카페인이 그렇게 악당은 아니다. 분명 긍정적인 효과도 존재한다. 하지만 공복에 커피를 마신다면, 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위에서 '위액을 분비하라'는 신호가 된다. 그래서 식후 커피가 소화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위에 음식이 없을 때 커피로 인해 위액이 분비되는 경우다. 아침 공복에 커피만 마시면 위벽은 음식과 전혀 희석되지 않은 '쌩' 위액에 노출되어 상피세포가 손상된다. 이 상피세포라는 것은 혓바닥을 데었을 때 며칠 지나면 낫듯이 파괴되어도 금방 낫는다. 하지만 매일 공복에 커피를 마셔서 위벽 세포들이 상습적으로 파괴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처음엔 가벼운 표재성 위염 정도로 시작하지만 과해지면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으로 발전하거나 심해지면 위 천공(구멍)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공복에 꼭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공복일 때는 버터나 우유가 섞인 것을 추천한다. 언제나 아메리카노만이 건강한 선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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