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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과학이다

효소.. 진짜 효과가 있을까? 다이어트에 도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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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이며 유튜브며 건강 관련한 컨텐츠를 주로 보고, 해시태그도 그렇게 쓰다 보니, 관련 제품 광고도 정말 많이 보게 된다. 그렇게 보이는 제품들 중 하나가 바로 '효소'였는데, 어느 날 광고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소화가 잘된다'
'지방을 분해해준다'
'대사가 잘 되게 해준다'
'뱃살이 빠진다'....???

'효소다이어트'라고 표현하니 마치 무슨 다이어트 보조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이어트효소라는 게 따로 있는건 아니지만, 효소라는게 중요한 거긴 해서 제품 상세페이지를 보면 효소를 먹으면 건강해질 것만 같다. 먹고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들의 후기가 싹다 거짓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명한 소비자는 후기만 무턱대고 믿지 않는 법! 

효소가 대체 뭔데?

효소는 우리 몸에 들어있는 '촉매'인데, 촉매라는 건 어떤 화학반응이 빠르게 일어나게 하거나, 혹은 느리게 일어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밥을 가만히 그냥 두면 저절로 분해되는데 천년만년 걸리겠지만, 밥을 입 안에 넣고 씹지 않고만 있어도 밥알은 흐물흐물해지며 단 맛을 내는 '당화 반응'이 일어난다. 바로 우리의 침 속에 들어있는 '아밀라아제'가 촉매 역할을 해 밥이 당화되는 화학 반응을 '빠르게' 해 준 것이다. 몸 속에 들어있는 이런 '촉매'들을 '효소'라고 부른다. 

우리 몸엔 수천가지 화학반응이 지금 이 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 그 반응들은 전부다 효소를 필요로 하는데, 우리가 가장 친근하게 알고 있는 효소들은 소화효소들이다. 그리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효소 제품들이 대부분 소화효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많이 보이는 곡물발효.. 음.. 곡물을 먹으면 입에서도 소화효소는 충분히 분비되는데..? 츄릅

 

그럼 소화효소를 먹으면 소화가 잘되나?

결론부터 얘기하면, 소화가 안될 땐 소화제를 먹는게 맞다. (아 물론 따뜻한 차 한 잔, 가벼운 산책을 하며 자연스러운 소화작용을 거치는 것이 가장 좋다.) 소화효소를 먹어도 효과를 보장할 수 없는 이유는 효소가 위에 들어가면 완전히 불활성화 되기 때문이다. 소화효소 제품들의 성분을 보면 효소의 종류가 나오는데 대부분이 아밀라아제이다. 아밀라아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아밀라아제가 맞다. 어디서 추출했든간에 아밀라아제는 아밀라아제다.


효소라는 건 특정 온도, 특정 pH(산도)에서만 활성화된다. 그 외의 조건에서는 효소가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아밀라아제는 pH7에 가까운 중성 상태에서만 활성화된다. 그런데 우리가 먹은 소화효소는 어디로갈까? 바로 위이다. 위에서는 일단 뭐가 되었든 들어오면 염산이 분비되어 소독하는데, 그 때 위장의 pH는 1-2에 가까운 강산이다. 심지어 위에서는 '펩신'이라는 소화효소도 분비되는데 단백질 분해효소다. 그리고 효소는 단백질이다. 우리는 효소라고 먹었지만, 위에서는 그냥 단백질일 뿐이다. 우리가 실수로 날파리를 먹어도 위에선 그냥 단백질로 소화시켜버리는 것처럼 효소도 그냥 소화되버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위장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장소가 아니라우...!!!

참 아이러니한 것이, 한 쪽에서는 '난소화성'(=소화가 잘 안되는)말토덱스트린을 팔며 포만감이 오래가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한 쪽에서는 소화를 돕는 '소화효소'를 팔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소화가 잘되는 건 활발한 대사를 의미하긴 하지만, '흡수'도 대사활동에 포함된다. 효소가 소화에 도움이 된다손 쳐도, 다이어트하기 위해 소화제를 먹는 사람은 못봤다.

그런데 왜 그렇게 효소가 잘나가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또한 미디어의 마케팅 효과가 아닐까...싶다..! 일부 언론과 대중매체에서 나이가 들 수록 효소가 부족해진다고 하며 효소의 섭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도 어릴 때 밥 그득 먹고 속이 더부룩할 때 엄마가 타준 매실효소차를 따뜻하게 마신 적이 있다. (물론 엄마의 사랑으로 소화가 되었으리라..믿어요..엄마..🤣) 파인애플이나 배, 도라지, 뭘 발효시킨 어쩌구 하는 식품을 먹는 것도 사실 발효라는 화학반응에 효소가 참여한 것 뿐, 그 '효소'를 같이 먹는다고 소화가 잘 되는 건 아니다. 파인애플 즙에 재운 돼지고기가 분해되어서 흐물흐물 부드러워졌다고, 파인애플이 내 뱃속에 그득찬 음식들까지 흐물흐물하게 해주진 못한다. 차라리 먹기 전에 흐물흐물하게 해서 먹었어야..

체내 소화효소 보유량이 떨어지는 것을 '먹어서' 보충할 수 있을까?



'효소' 그 자체는 몸에서 정말 중요하지만 외부에서 섭취한 효소가 동일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입증된 바가 없다. 그래서 결국 식약처에서도 기능성을 인정받지 못했고 2010년부터 공식적으로 '건강기능식품'에서 제외되었다. 그래서 어떤 효소제품도 '건강기능식품' 라벨을 달고 있지 않다. 아마.. 이 점이 효소제품의 광고를 더 과장되게 만든 것 같기도 하다. 건강관리기능 식품은 더 엄격한 광고 문구 심의를 받지만 효소는 '일반식품'이기 때문에 문구 심의가 엄격하지 않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소화가 안되긴 하잖아?


광고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효소가 부족해진다지만, 사실 효소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소모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 필요한만큼 체내 아미노산(=단백질의 재료)을 이용해 합성되고 분비된다. (주로 귀밑샘, 췌장에서 분비됨.) 따라서 다이어트 효소라는 것이 존재할리가 없다.  
나이를 먹을 수록 효소가 마치 '소모품'처럼 줄어들어서 효소제품 섭취를 통해 보충해주어야 하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사실은 '소모'되어서가 아니라, 분비기관인 췌장의 기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정말,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만일까..?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오래 축적된 과식 습관, 야식, 불규칙한 식습관 등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들 때문에 췌장이 지쳐서 그런건 아닐까?

우리는 모두 개인의 돈을 자유롭게 쓸 권리가 있으니 효소제품을 사서 먹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속적인 소화 장애, 면역력 저하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 효소제품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진료를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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