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도 끝나가는 이 시점. 다이어트를 하던 사람들은 슬슬 체중 재기가 불안해진다. '풍성한' 한가위 되라는 덕담이 몸무게가 풍성해지라는 건 아니었을텐데, 먹은 음식에 이자라도 붙은 것처럼 예상보다 너무 올랐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몸은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성질이 있어서, 몸의 에너지원 재고량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더 많은 에너지원이 들어오면 일부는 저장하더라도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태우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과식한 다음 날은 고강도 운동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운동을 하려고 해도, '고강도 운동'을 뭘 해야 하나 감이 오질 않는 사람들을 위해 체력 수준별 고강도 운동을 몇가지 추천하려고 한다.
근데 '고강도'의 기준이 뭐야?
사실 '고강도'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라, 내 수준에서 힘들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의 강도는 많은 근육들을 사용할 수록, 쉬는 시간이 짧을 수록, 오래 진행될 수록 높아진다. 문제는 운동의 강도가 높아질 수록 에너지 소비량도 높지만,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는 것. 장거리 달리기나 사이클, 인터벌, 서킷 트레이닝 등이 대표적인 고강도 운동인데, 체력이 약하거나 운동 경험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접근이 어렵다. 따라서 무작정 남이 추천하는 '급찐급빠' 운동만을 따라하는 것은 체력이 약한 사람들에겐 부상의 위험이 크다.
저질체력이라면 일단 '안전한 운동'부터 시작하되,
내 몸이 견디는 부하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체력이 약하고(일명 저질체력), 운동 경험이 부족할 수록 몸에 가할 수 있는 '인위적인 스트레스'의 강도가 매우 약하다. 그래서 조금만 몸에 땀이 나거나 호흡이 가빠져도 실제보다 더 힘들게 느낀다. 따라서 아래 글에서 다룬 '한계치' 운동보다는 '유산소 범위' 안에서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심박수 체크 기능이 있거나 스마트 워치, 핸드폰, 심박계 등 심박 체크 기능이 있는 장비가 있다면 심박수를 체크해서 심박수가 유산소 범위 안에 머무는 강도로 최소 30분에서 1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 체력이 약한만큼 강도를 높이기 힘들기 때문에 최소 30분 이상으로 운동을 하자. 심박수 체크가 어렵다면, 나의 호흡 상태로 강도를 체크한다. "이따 저녁 뭐 먹을래?" 같이 간단한 질문에는 대답할 수 있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힘든 강도가 적절하다.
저질체력에게 추천하는 고강도 운동
실내자전거, 빠르게 걷기
다시 말하지만 걷기로 '고강도'는 어렵다. 시간을 무한정 늘릴 수는 있지만 발목과 무릎에 가해지는 피로도 대비 운동 효과가 너무 미미하다. 평소 운동을 전혀! 1도 하지 않고 걸음수 조차 적었던 사람이 아니고서야 '고강도' 효과를 보긴 어렵다. 하지만 자신의 기준에서 '숨차도록 빠르게' 걷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명 파워 워킹. 단, 그냥 팔만 90도로 들고 걷는다고 파워워킹이 아니고, 팔이 저절로 힘차게 흔들어질 정도로 빠르게 걷는 게 포인트다.
혹시 집에 실내자전거가 있다면 실내자전거로도 고강도 운동이 가능하다. 이 때 반드시 체크 할 것은 안장의 위치다. 페달을 밟고 다리를 쭉 뻗었을 때 무릎이 70% 정도만 펴지는 위치가 적절하다. 그리고 반드시 신발을 신고 타자. 맨발로 타는 것은 무릎에 부담을 준다. 실내자전거도 걷기만큼이나 안전한 운동이라 설렁설렁 타기 쉽다. 따라서 기어를 너무 무겁지 않게 하되, 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돌리는 게 중요하다. 아무튼간에 '고강도'의 기준은 뭐다? 내 심박수와 호흡이 얼마나 거칠어졌느냐다.
운동이 처음은 아니라면 도전해 볼만한 고강도 운동
슬로우 버피
고강도 운동의 기준 중의 하나. 전신의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다. 맨몸 운동인 버피는 푸시업, 스쿼트, 니업, 플랭크, 점프 동작이 모두 들어가 전신의 근육을 자극한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에 악마의 운동이라고 불린다. 버피는 너무 빠르게 진행하면 금방 지쳐버리기 쉽다. 위에서 언급한 쉬운 운동만큼 30분 이상까진 아니어도, 몸이 충분한 자극을 받으려면 어느 정도 절대적인 시간은 필요하다.
유튜브 영상 중에 8초 / 7초에 버피 하나씩 해서 200개까지 하는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을 보고 하는 것도 추천한다. 버피도 난이도별로 소개하고 있어서 그 중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도전하면 된다. 총 운동 시간도 30분이 되지 않지만, 운동 강도는 매우 높기 때문에 처음에는 '쉬운데?' 라는 느낌이 드는 동작으로 시작하자.
8초에 하나씩 버피 200개 도전하기
원래는 난이도 하, 중, 상 순서대로 소개하려고 했는데, 사실 '상'급 운동이 가능한 정도가 되면 이미 스스로 고강도 운동이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했다. 최장거리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앞에서 말한 버피를 가장 어려운 동작으로 7초에 하나씩 하는 것 등.. 하냐 안하냐의 문제지 뭘 해야할 지 모르진 않을거다.
지난 연휴 너무 많이 먹어버렸다는 좌절감에 운동 의지까지 상실하지는 말자. 내가 잘 먹는 모습에 행복을 느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습관적인 과식은 과음만큼이나 해롭지만, 하루 이틀 과식한다고 몸이 망가지지는 않으니 일단 움직여 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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