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고 싶어 하고, 우리는 이걸 '효율'이라고 부른다. 경기를 앞두고 글리코겐 로딩을 하는 것도 바로 '효율' 높은 경기를 하기 위해서다. 그것도 무려 20%나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준다는데 안 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글리코겐 로딩을 했을 때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
바로 앞 글에서 글리코겐 로딩에 대해 신나게 설명해 놓고 이제 와서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행여나 이 글( 마라톤, 사이클 대회 준비 전 '글리코겐 로딩' 어떻게 할까? )을 읽고 글리코겐 로딩 연습에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효과를 못 보는 경우였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글리코겐 로딩 효과가 없다는 건, 그냥 경기력 향상만 못하는 게 아니라 '살이 찐다'는게 문제) 그래서 부랴부랴 바로 이어서 '효과가 없는 경우'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마라톤, 사이클 대회 준비 전 '글리코겐 로딩' 어떻게 할까?
약 5년 전부터 2030 세대 사이에 빠르게 유행하기 시작한 운동 '마라톤'. 나 또한 5년 전까지만 해도 급식소로 달려가야 하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는 내 생애 달리기는 없을 줄 알았는데, 3년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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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코겐 로딩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
1. 근육량이 적은 경우
글리코겐 로딩은 근육 내에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질의 근육이라면 근육량이 많을 수록 더 많은 글리코겐을 저장할 수 있고, 글리코겐 로딩의 효과도 근육량에 비례해서 늘어난다. 그런데 근육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면? 창고에 자리가 없는데 밀어 넣을 수는 없는 법. 나는 평소 근력 훈련을 얼마나 했는가? 유산소 훈련 위주로만 할 경우 심폐기능은 좋아지지만 근육량이 늘어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마라토너들이 보디빌더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지만 지근이라는 얇은 근섬유라서 작아 보일 뿐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장거리를 달리게 될수록 평소 웨이트 훈련으로 보강 운동을 해서 근육량도 함께 채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리코겐 로딩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
2. 유산소성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그럼 반대로 달리기보다 웨이트 훈련 위주로 해서 근육량이 엄청 많은 사람이 글리코겐 로딩을 하면 훨씬 더 잘 뛸 수 있을까? 사실 체중만 증가해도 더 무거워진 몸을 움직이기 위해 근육량도 같이 늘어난다. (체지방이 훨씬 빨리 늘어나서 문제지.) 그러나 근육이라고 다 같은 근육이 아니다. 에너지원을 많이 쌓는 것까지 성공했어도, 이 에너지원을 태울 능력이 부족하다면 글리코겐 로딩을 한 의미가 있을까?
근육 내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에너지 발전소가 존재하는데, 말그대로 에너지원(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태워서 에너지를 생산한다. 경기력을 향상 시키려면 이 발전소에서 적은 노력으로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대사는 산소를 사용하는 '유산소성' 대사다. 즉, 평소 유산소 범위에서의 훈련으로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발전소)가 산소를 잘 쓰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
(클릭) 유산소 범위의 훈련?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당신이 몰랐던 '지방 태우는 운동'의 진실
이 세상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 이동수단이 있는데, 바로 우리 몸이다. 그리고 엄청난 저장성과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는 연료가 있는데, 바로 체지방이다. 에너지 고갈이 문제인 이 시대에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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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코겐 로딩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
3. 배가 나온 경우 (전체적인 벌크업 말고 부분 살크업)
'속도'를 경쟁하는 운동에서 체중의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물론, 평소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식사량도 점차 증가하며 전체적인 근육량이 늘어나면서도 체중이 늘어날 수는 있다. 이 경우는 근육량 증가로 인한 효과가 체중 증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으나, 문제는 '배가 나온 경우'이다. 다른 곳에 비해 복부지방이 더 증가한다는 것은 운동량에 비해 너무 많이 먹는다는 것이다. 운동을 꾸준하게 하면 체력이 좋아진다. 그 말은 즉 같은 운동을 해도 에너지를 덜 쓴다는 말이다. 한 운동을 오랫동안 한 사람일수록 에너지 소비량은 생각보다 많이 줄어든다. 결국은 강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내가 현재 배가 나와 있다면 이미 너무 많이 먹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글리코겐 로딩보다는 식사량을 조절하며 훈련양을 늘려 경기 전까지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글리코겐 로딩이라는 '마법'의 효과를 보려면 가장 중요한 건 평소 훈련량이다. 충분한 연습 없이 그저 글리코겐 로딩만을 해서 기록이 잘 나오는 요행은 없다. 당장 보이지 않는 '적은' 결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만이, 최종적으로는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결과를 얻는 '고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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